동포자녀의 한국어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학생의 편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 부끄러웠어요

김주은

어머니께,

어머니날을 맞이하여 이 편지를 또 씁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써서 엄마께서 좀 지루하실 것 같아서 고민했습니다. 어떤 편지를 써야지 더 재미있고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할 것인가.

처음으로는 엄마한테 얘기 못 한 부끄러웠던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엄마께서 저를 친구들 앞에서 혼을 내실 때 부끄러웠어요.

그리고 동생들뿐만 아니라 저도 칭찬 많이 받고 싶어요. 엄마께서 저를 칭찬해 주실 때 저는 기분이 너무 좋아요.

엄마랑 저 혼자 같이 지내는 시간은 저한테는 보물 같아요. 저번에 엄마랑 같이 쇼핑 갔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이런 시간들을 더 같이 보내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엄마께서 저한테 해 주시는 게 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빨래, 도시락, 운전, 학원 보내시는 것 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호주한국학교에서 배웠어요. “이 세상에는 당연한 것은 없다.”라고요.

그리고 제가 깨달았어요. 엄마는 저를 그만큼 사랑하신 것인데 저는 이 모든 게 다 당연하다고 생각했구나라고……. 이제 저는 더 사랑스럽고 고마운 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엄마께서 학교에 오시면 친구들이 다 엄마가 너무 예쁘고 젊어 보인다고 할 때마다 저는 너무 뿌듯합니다. 저는 엄마를 너무 자랑하고 싶어요.

제가 공부를 더 열심히, 운동도 더 노력해서 엄마도 저를 너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 드릴 거예요.

이제는 더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가족이 되도록 우리 서로 노력해요. 파이팅!

언제나 엄마를 사랑해요.

2018년 5월 13일

주은 올림

 

엄마의 답장

책임성이 강한 아이니까 엄마는 믿을게

최유민 학부모

사랑하는 주은이에게,

주은이는 엄마한테 항상 이렇게 감동적인 편지를 주는데 엄마는 처음으로 답장을 쓰는 것 같아 미안해……

편지를 읽고 주은이가 너무 철이 든 것 같아 대견하고 또 너무 고마웠어. 누나라고 항상 동생들에게 양보하고 참으라고만 해서 미안해. 앞으로는 엄마가 주은이랑 둘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게 노력해 볼게.

요즘 주은이가 BTS(방탄소년단) 오빠들한테 너무 빠져 있어서 예전에 좋아하는 책도 안 읽고 자기 할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지만 주은이는 책임성이 강한 아이니까 엄마는 믿을게.

엄마 아빠는 주은이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 그리고 뭐든지 최선을 다하는 아이인지 알아. 그래서 엄마한테는 주은이가 정말 자랑스러운 딸이야.

주은아, 사랑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