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자녀의 한국어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때는 지옥 같았지만 지금은 감사!

방한나 학부모

저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인 아기 때 호주에 왔습니다. 제 한글 실력은 높지 않지만 그래도 1970년대 학생시절에 한글학교 다닌 덕으로 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한글학교를 보내셨습니다- 정말 지옥 같았어요. 그 당시에는 동양사람이 별로 없어서 제가 한국 사람인 것이 창피했어요.

친구들이 다 백인이라서 토요일에 학교 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감추고 싶었습니다. 친구들은 토요일이 되면 즐기고 놀았는데 저는 쉬는 날에 왜 학교를 가야 되는지 너무 억울하고 분했어요.

근데 요새는 달라졌답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나라가 되었고 이젠 호주에서 둘째 언어를 배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토요일에 한글학교 다니는 것에 박수를 쳐줍니다.

지금은 제 아이들이 토요일에 한국학교에 갈 때 투정을 부리면 제가 어렸을 때 다녔던 학교의 허물어진 건물과 군대식 교육방법에 대해 얘기해 줍니다.

학교에 갈 때는 짜증을 내지만 하교 시에 데리러 갈 때는 꼭 수업시간이 좋았다고 웃으면서 나옵니다. 등록한 날 교장 선생님께서 “보내기만 하면 됩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노래 부르면서 우리말을 참 쉽게 배우는 것 보고 놀라웠어요.

저도 어린 시절에 한글학교 다니는 것을 싫어했었는데 지금은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아이 4명을 준비시키고 차에 태워 45분이나 운전하면서 또 아이들의 투정을 들어가면서 왜 한국학교에 보낼까요?

이유는 3가지입니다.

첫째 이유는 아이들은 아직 선택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대신 하셔야 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한국말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또 토요일에 학교 다니는 것이 고생으로만 여겨졌어요.

그러나 부모님의 현명한 선택으로 우리말을 배우고 나서 제가 나중에 깨닫고 보니 그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또 얼마나 큰 감사거리가 됐는지 모릅니다. 저부터 부모님과 대화가 되고 또 아이들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가족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한국을 방문할 때나 한국 식품점과 식당에 갈 때 불평이 없어서 좋고 또 한국 TV방송 프로그램 등을 이해할 수 있어서 촣습니다.

둘째 이유는 제가 한국말을 못하는 한국인을 많이 만났기 때문입니다. 근데 그들은 하나같이 후회했어요. 한 친구는 어렸을 때 이민 와서 부모님이 한국말을 쓰지 못하게 하시고 영어만 시키셨대요.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지요.) 하지만 대학교에 가서는 한국사람이랑 같이 어울리고 싶었지만 말이 안 통하니까 조금 노력하다가 결국은 포기했다는 거예요. 되게 안타까웠어요.

아이들은 커갈수록 자기 자신을 알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 뿌리를 찾습니다. 영어를 알아야지 호주를 알 수 있는 것처럼 한국말을 알아야지 한국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이유는 우리말이 아이들에겐 큰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두 배로 갖게 됩니다. 문화, 언어, 식성 등 지식과 체험이 많아져서 세상을 넓혀줍니다.

저는 한국말을 할 수 있어서 선택권, 기회, 체험이 많아졌고 또 남까지 도울 수 있는 능력도 커졌습니다.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아무쪼록 자녀에게 한글을 배우게 하셔서 아이들에게 많은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갖게 해주세요. 이 일에 수고하시는 한국학교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