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편지
모든 것을 다 해 주시는 아빠
박찬민
사랑하는 아빠께,
저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해 주시는 아빠께 이 편지를 씁니다.
아빠, 저한테 많은 것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하는 공부도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빠 덕분에 영어 문제를 잘 푸는 방법을 알아냈어요. 아빠랑 공부했을 때 화를 낼 때도 있었는데 죄송합니다. 아빠는 그냥 도와주려고 그러셨는데…….
가족을 많이 웃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해도 아빠는 위로해 주시고 또 화가 많이 나셨을 텐데 용서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빠. 제가 3학년 때 마리오 게임을 사 주셨는데 사실 그때 깜짝 놀랐어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게 감동이 되어서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그 후에는 게임도 하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기로 결심했어요.
아빠. 이번 아버지날은 아주 행복하게 지내세요.
2017년 9월 3일
찬민 올림
보물처럼 나를 사랑해주시는 아빠
박시은
존경하는 아빠께,
사랑하는 아빠! 9월 3일 아버지날을 맞이해서 감사의 편지를 씁니다.
아빠가 저에게 처음 올림픽이 어디서 시작했는지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빠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네요.
아빠도 피곤하고 힘드셨을 텐데 동물원에 데려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때 정말 재미있었어요. 저는 아빠와 다시 한국으로 가고 싶어요. 왜냐하면, 할머니를 뵙고 아빠랑 눈사람을 만들고 싶어요.
저는 아빠가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몰랐었지만 이제 아빠가 저를 보물처럼 사랑하는 것을 알았어요. 저를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시원이랑 저랑 잘 놀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이 여행을 갔을 때 고기를 맛있게 구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빠의 따뜻한 마음에 정말 감사드려요.
사랑해요!
2017년 9월 3일
아빠를 사랑하는 박시은 올림
아빠의 편지
나는 너희들에게 매일매일 웃어줄 거야
박정규 학부모
찬민이와 시은이에게,
편지 잘 받았어. 정말 고마워. 한글로 정성껏 써준 멋진 편지를 읽으며, 우리 아들딸이 벌써 이렇게 많이 자랐나 기특하기도 하고 너희들이 아빠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느껴져 뭉클했단다.
너희들이 아빠에게 이렇게 저렇게 감사하다고 했는데 오히려 아빠는 더 잘해주지 못하고 더 다정하지 못한 것만 떠올라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구나.
너희도 작고 어린아이들인데 막냇동생이 생겨서 더 이상 어리광도 부리지 못하고 아가에게 자꾸 양보해라, 놀아줘라,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생겨서 힘들지?
그래도 불평 없이 한없이 동생을 귀여워하고 같이 사이좋게 뒹굴며 노는 것을 보면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찬민아.
듬직한 우리 아들… 곧 하이스쿨에 가겠구나. 7년 전 호주에 이민 오자마자 어린 너를 학교에 입학시키면서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데 잘 지낼 수 있을까 얼마나 걱정했었는지 모른단다.
그래도 학교 가기 싫다는 말 한 번 하지 않고 꿋꿋하게 잘 적응해주고 또 친구들과도 잘 지낸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기가 할 일도 스스로 잘 챙겨서 하고 무엇이든 즐겁게 배워보려는 너의 모습도 대견하단다.
틈틈이 시은이의 숙제나 공부도 도와주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는 것을 보면서, 가끔 도시락통도 잃어버리고 오는 덤벙이일 때도 있지만 이제는 다 컸구나 정말 오빠구나 든든하기도 하고…
하이스쿨에 가서도 씩씩하게 새로운 친구들과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길 바란다. 그리고 두려워 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지 잘 살펴서 좀 더 너 자신을 알고 아름답게 가꾸어 갔으면 좋겠다.
새로운 환경이 낯설고 힘든 점도 있을 테지만 넌 이미 어려서 그런 모든 것들을 잘 극복했으니 이번에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야. 아빠 엄마가 늘 곁에서 응원하고 도와줄께.
시은아.
쑥쑥 잘도 커 준 귀여운 우리 딸… 넌 태어날 때부터 방글방글 잘 웃고 아가 때부터 하는 짓도 빨라서 항상 기쁨을 줬었지. 크면서도 무엇이든 스스로 하려고 하고 또 한 번 알려준 것들은 잘 배우고 익혀서 아빠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우리 집 엔돌핀이었어.
아빠가 시은이가 원할 때마다 놀러 나가지도, 잘 놀아주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아빠 마음을 알아주고 있다니 아빠가 편지를 읽으면서 감동을 받았단다. 한 줄 한 줄 너의 마음이 느껴져서 편지를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고기를 더 맛있게 구워줘야겠다고 결심했지.
한창 놀러 나가고 싶을 나이에 동생이 태어나서 밖으로 많이 나가지도 못하고, 동생 자야 한다고 좋아하는 피아노도 못 치고, 학교 다녀오면 시은이 책상 위에 아끼는 장난감들 아가가 다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해서 네가 서운했을 것같아.
이제 시원이도 많이 컸으니까 앞으로 우리 신나게 지내자. 바닷가도 많이 가고 동물원도 가고 킥보드도 자주자주 타러 나가자.
나의 사랑하는 찬민이와 시은아. 아빠는 너희가 행복한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거나, 가장 수영을 잘하거나, 가장 얼굴이 잘생기고 이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하루하루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자기가 원하고 이루고 싶은 목표를 갖고 노력하고 배워가는 생활을 했으면 한다. 그 속에서 실패도 하고 설령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중에 돌아보며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고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길 바란다.
나는 너희들에게 매일매일 웃어줄 거야. 아빠의 모습을 보며 인생은 이렇게 웃으며 지내야 하는 거야라는 걸 자연스럽게 닮아갔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도 아빠에게 상상도 못 한 큰 기쁨과 슬픔과 분노와 사랑을 느끼게 해준 우리 박 남매!!
앞으로도 우리 식구 건강하고 힘차게 사랑하며 싸우며 화해하며 행복하게 살자.
그리고 다음 아빠의 날에도 편지 부탁해.
2017년 9월
아빠가